업무일지 3

세무사사무실 D+463 :: 나이 많은 신입이 들어왔다

이곳에서 일한디 463일째. 이 시간 동안 퇴사한 사람은 총 4명. 한 사람은 1년 조금 안 돼서 나갔고, 한명은 한달 조금 넘어서 나갔다. 어떤 분은 3일만에 나갔고, 한 분은 1년 조금 넘게 일하고 나갔다. 업종 특성상 사람이 많이 갈리는지, 아니면 유난히 이 사무실이 사람이 많이 바뀌는건지 알 수 없다. 어쨌든 여기서 있는 것보다 여기를 나가는 게 낫다는 판단으로 나가는 것일테지. 그렇게 몇몇이 퇴사하고, 나이 많은 신입이 들어왔다. 일반업체에서 경리 업무만 해봤고, 세무사사무실은 처음이란다. 나이 많은 분이라길래 경단녀이신 줄 알았다. 아, 경단녀의 모습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구나 싶었는데, 아니었다. 바로 며칠 전까지 다른 회사에서 일하고 여기로 이직하신 거란다. 대체 왜, 왜 세무사사무실로 왔..

ep.001 세무사사무실 면접을 보다. 마스크 끼고.

연봉을 엄청 깎아가면서, 근무조건도 좋지 않은 곳에 입사해야 한다는 사실이 날 힘들게 했다. 곧바로 취업할 수 있을 거라는 내 기대와는 달리 꽤 길어진 취업 준비 기간에 대한 보상으로 굉장히 좋은 곳에 취업되기를 바랬기에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처음에는 기피했던 세무사사무실에 입사했다. 돌이켜보니, 이번 취업 준비 기간에 처음으로 면접을 본 곳도 세무사사무실이었고, 마지막으로 면접을 본 곳도 세무사사무실이었다. 처음에 면접을 본 곳은 집에서 굉장히 가까운 곳이었는데, 그 때는 지금보다도 훨씬 교만했던 터라 세무사사무실에 입사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워크넷에 구직신청을 해 놓으면, 취업을 도와주시는 분이 이력서를 넣어주는 제도(?)같은 게 있는데, 그걸로 내 이력서를 보고 연락을 줬던 곳이었다. ..

프롤로그 :: 서른, 새로운 직무 세무회계에 도전하다

20대, 수많은 진로 고민 고등학교 3학년, 대학 진학을 위해 고민했다. PD라는 꿈을 이뤄줄 것만 같은 신문방송학과, 언론홍보학과에 진학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과들은 너무 점수가 높았고, 전략적으로 학교 네임 밸류를 높이고 과를 낮춰 진학한 후 전과하리라 마음 먹었다. 뜬금없이 법학과 진학 법학과에 진학했다. 너무 뜬금없었지만, 암기 위주의 수업방식과 철학적 사고를 해야하는 학문이라 적응하는 게 어렵진 않았다. 전액 장학금도 한 학기 받았고, 친구들도 많이 사귄 이 안정적인 상황에서 전과를 하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드디어 신문방송학과 복수전공 복수전공을 신청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기회를 잡아 3학년 1학기부터 신문방송학과 복수전공을 했다. 거의 모든 수업이 조별 과제와 발표 수업으로 진행됐..